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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행

진주 찾아 삼만리

by pogicrischo 2022. 2. 19.

 

지금은 코로나로 폐허가 된 필리핀의 유흥가이지만, covid 19 시절 이전에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진주"라는 말입니다. 

바다에서 진주를 찾듯이 광활하고 넓은 필리핀 유흥가에서 정말 예쁘고 마음 착한 필리핀 여성, 객관적으로도 3자가 봤을 때, "이야 ~ 어디서 이런 예쁜 여성을 찾았지?"라고 부러워할 만한 여성을 소위 "진주"라고 불렀습니다. 필리핀 유흥지에 관광으로 오는 거의 모든 관광객들이 이런 "진주 찾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경제학의 수요와 공급 법칙처럼, 수요가 많지만 공급이 워낙히 딸리는지라, 이런 진주는 시장에 나오자마자 누군가에 의해서 사라지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이런 여성들은 오래 일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길어야 한두 달, 심지어는 일하고 일주일이 지나서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습니다. 

 

거꾸로 이런 여성을 찾으려고 눈에 불을 켜고 다니는 손님들도 한두명이 아닙니다. 어찌 보면 한국 유흥가에 그런 풍토가 적은 것 같은데, 유독 필리핀에서 그런 일이 많이 일어나는 것은 아마도 "외국"이라는 문화적인 프레임과 "이국적"인 이질감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xxx

 

이런 진주 같은 여성은 보통 "앙헬레스"에서 일을 하지만 이 지방 출신들이 아니라 꽤나 멀리 떨어진 곳에서 나름 외국인과의 멋진 미래를 위해,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화면 속에 나오는 여성은 진주라고 불리울만한 미모의 여성인데 필즈 에비뉴 워킹 스트릿트에 중소형 바인 "타이푼"이라는 곳에서 일을 했던 여성입니다. 

(*typhoon bar는 현재 없어지고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필즈에비뉴 여성의 상당수가 "사말, samar"이라는 루손 끝자락에 있는 동쪽 비사야 지역에서 앙헬레스로 올라옵니다. 그런데 이 "사말" 이라는 곳은 필리핀 전체에서도 문명화가 가장 늦어서 일자리가 많지 않고 임금도 적은 곳입니다. 또한, 이쪽 사말 여성을 부르는 별칭이 "와라이, warai" 라고 해서 "용감하다"라는 표현입니다. 그래서 이쪽 지역의 여성들은 대부분 남성적이며, 상당히 거친 모습을 생활 속에서 보여주곤 합니다. 

 

이 영상의 여인도 "사말" 지역에서 올라왔는데, 외모에 비해서 상당히 거칠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남성같은 성격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필즈에비뉴 진주 찾기는, 수요에 비해 항상 공급이 부족하게되는 현실입니다. 

 

코로나때문에 필리핀의 유흥가는 거의 3년 가까이 문을 닫거나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기억으로는 아득한 추억같아서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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