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을 필자에게 한 단어로 표현하라고 하면, 여러가지 표현이 나올 것 같습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두가지의 표현을 주로 사용하는데, "상처받은 자들의 집합소" 혹은 "패자부활소" 라고 종종 이야기 합니다. 2010년 후반대 부터는 필리핀에 들어오는 분들의 성향이 약간은 바뀌었지만, 그 이전에는 필리핀에 와서 정착을 하는 분들의 대부분이 한국에서 도피성으로 오시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 도피에 대해서는 단순히 "범죄" 등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도피" 혹은 "애정, 결혼생활, 사랑에 대한 도피"등 인간관계에 관련된 도피를 포함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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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사유에 의해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필리핀에 와서 제2의 인생 혹은 부활을 꿈꾸지만, 다른 환경, 어려운 문화적 언어적 장벽 등 쉽게 넘어서기 힘든 다른 변수에 부딛쳐서 좌절하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사랑과 사람에 대해서 상처받은 사람들은 국적이 다른 필리핀 사람을 만나서 더 큰 상처에 좌절하는 경우도 많고 경제적인 부활과 재기를 꿈꾸면서 노력했던 사람들은 예상하지 못한 난관에 부딛쳐서 더 상황이 나빠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반면 다시 부활과 새로운 성공적인 만남으로 새로운 인생의 터를 쌓고 일어나는 사람도 있는데 확률적으로는 불과 1~20% 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이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필리핀에 정착을 하려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선입견, 사고의 실수가 필리핀을 쉽게 생각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보다 덜 선진화된 국가를 선택했을때 처럼, 동남아 국가중에 필리핀을 선택하는 주요한 이유는 "언어"의 문제때문입니다. 영어를 공용어로 삼기 때문에 그만큼 접근성이 쉽다고 생각했기고 이러한 선택의 이유때문에 필리핀을 쉽게 생각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자국어가 어렵고 영어가 공통화 되어 있지 않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의 국가에서는 정착시 필리핀 보다는 좀더 심여를 기울리고 조심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언어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을 하니 대부분의 이민 초보자들은 필리핀에 대해서 타 국가보다 친근하게 그리고 쉽게 생각하는 사고의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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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필리핀의 영어수준은 "원어민"과는 사뭇 다르지만, 상당히 행정적으로 교육적으로 발전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민자들은 대부분 영어를 놓고 생업에 종사하다가 넘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기초적인 생활 영어를 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필리핀에서 수준 높은 영어를 구사하는 전문인력과 대화를 나누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의사 소통이 된다는 장점으로 필리핀을 선택하고 한국보다 못사는 사회라고 해서 쉽게 생각하게 되면 다른 문화, 사회 공간에서 재기하기가 쉽지 않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 사회를 쉽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
사람과 만남의 경우, 한국 보다는 쉽게 필리핀 이성을 만날 수 있고 꽤 큰 나이차이를 극복할 수 있으며 약간의 서포팅으로 "갑"의 입장에서 교재를 시작할 수 있다고 선입견을 갖는 것이 쉽게 생각하는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필리핀 이성을 사귀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필리핀에서 이성간의 교제는 단순히 사귀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의 6-70년대 처럼 그 뒤에 숨어 있는 가족, 친지, 배경등이 더 중요할때가 많고 큰 나이차이, 생각의 차이, 문화적 이질성 등을 극복해야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교재를 하다보면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것들이 수두룩하고 그 문제 때문에 속으로 골머리를 썩는 일이 허다합니다.
경제적으로 쉽게 생각하는 것은 "한국에는 이런 사업이 있는데 필리핀에 아직 없으니 이 사업을 도입하면 큰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시장의 수요를 정확히 판단하지 않은 결정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업은 그 사회의 문화와 국민의 소비성향을 절대적으로 반영하는 아이템입니다. 어떤 사업이 한국에서 통한다고 해서 필리핀에서 꼭 잘되는 것은 없고 실제 그 확률은 5% 미만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최근에 한류라는 붐이 불어서 한국에 있는 사업아이템이 필리핀에서 큰 히트를 친 것도 있지만, 반대로 그렇지 않은 것까지 생각하면 희박한 성공확률이 맞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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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이야기하면, 필리핀의 국민 소득 분포를 분석해보면 중상층과 상위층은 25.3% 인 반면 중하과 극빈층은 74.7%으로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중상층과 중하층의 경계지수가 연간 인당 57,396 페소를 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구분되어 졌는데 그 금액은 한화로 변경시 불과 약 140여만원에 밖에 되질 않습니다. 다시말해 일년소득이 140여만원, 12달로 나눴을때 한달에 12만원 이상을 벌면 중상층에 속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필리핀의 경제환경이 이렇다보니, 필리핀에서 중산층으 구분은 한국과 많이 다릅니다. 또한 상위층이라고 분리하는 수준역시 한달에 한화로 약 150만원 이상을 벌 수 있는 사람들이니 한국의 실정에 맞춰보면 필리핀 인구의 상위층 0.1%가 한국의 중상층에 가깝다고 볼 수 있는 실정입니다. 필리핀은 공식적으로 인구가 약 1억명이 약간 넘고 이에 상위층은 0.1%이니 약 1백만명이 한국의 중산층과 비슷한 소비구조를 갖고 있다고 보면될 것 같습니다.
이 빈부의 격차를 보면, 필리핀에서 어떤 사업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전체적인 구도가 잡히게 됩니다. 최상위 1백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을 할지, 아니면 나머지 인구인 9천9백만명을 대상으로 해야하는 사업을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한국처럼 중산층이 탄탄한 구조가 아니라 극적으로 양극화 되어 있는 사회에서의 사업 아이템은 그 사회의 모습에 따라 변경되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필리핀에서 사업은 아주 싸구려를 팔아 박리다매를 하거나 초고가를 팔아서 이익을 많이 챙기는 사업이 기본적인 모델이 되는 것입니다. 한국 사람을 비롯해서 이러한 필리핀의 사회구조를 모르거나 무시하는 외국인들은 대부분 사업 아이템을 자기가 살아온 나라처럼 필리핀에 없는 중간층을 겨냥해서 시작합니다. 비싸지도 않고 싸지도 않은 어섧은 사업아이템은 필리핀에서 성공하기 힘든 길에 첫발을 내미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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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이주생활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처음에 갖는 "마음가짐"일 것입니다. 필리핀을 소통이 쉬운 나라이기때문에 선택을 해서 "쉽게만" 생각하고 접근을 하면, 나중에 실패와 좌절로 다가 오기 쉽습니다. 필리핀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오기 때문에 이렇게 얻어지는 좌절과 실패는 더 큰 충격과 아픔으로 다가 올 수 있습니다. 필리핀이 다른 나라와 혹은 그 이상으로 정착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는 것을 상기하고자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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